중국, 아이폰 여행기-위엔양 둘러보기[多依树->老虎嘴(猛品)->坝达->多依树] 2012.03.03
간밤에 약간 잠을 설쳤지만 그래도 까만 새벽에 잠을 깼다...
약속시간에 파울로가 나타나지 않아 깨우러 도미토리 방에 가서 조용히 흔들어 깨우니..시계를 보고 oh, Shit~! 라는 외침과 함께 내복바지 차림으로벌떡 일어났다..ㅋㅋ 그가 일어나는 걸 보고 바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조금 후에 악어인형을목에 두르고 밖으로 나오는 파울로..
그렇게 깜깜한 밤에 아이폰 후레쉬앱에 의존하여 동네에서 뚜어이수 일출 전망대까지 등산하듯 같이 올라 갔다.. 전망대 근처에서 새벽부터 계란 파는 아이들에게 1원짜리 겨란 하나 사주고.. 뚜어이수랑 빠다 입장료 합쳐 60원 지불하고 들어가 파울로와 해뜨기를 기다림..
지금와서 찾아보니 아쉽게도 내아이폰엔 그의 사진이 안담겼다. 세계 여행을 하는 곳마다 악어 인형과 함께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는 동심을 지닌 청년이었는데..나중엔 공중 부양하는 쩜프 샷 좀 찍어달라고 해서 연사로 찍어주기도 했다.. 그걸 찍기위해 쓰레기통 옮겨 놓고 그 위에 올라가 다락논을 배경으로 점프하여 뛰어내리는 순간.. 전망대에 있는 사람들이 마구 화를 냈다.. 화를 낼만도 한게 그들 대부분이 멋진 일출 사진 한잔 건지자고, 삼각대 놓고 공들여 사진찍는 사람들인데..뭔가가 쿵! 하고 떨어지며 나무 전망대 바닥에 큰 진동을 주며 비싼 카메라들을 흔들었으니 놀라 화를 낼 수밖에... 하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해맑게 점프샷 잘 찍어줬다고 환호성을 지르던 파울로...ㅋㅋ..
그의 카메라가 전날 물에 빠져 고장 났다 하여 내 똑딱이 카메라를 주며 맘대로 찍으라 하니.. 신이 나서 몇장 찍으며 취미생활에 몰두 하던데.. 나중에 보니 뜨는 태양에다 악어인형을 집어 넣고.. 악어인형이 뜨는 태양을 삼키는 사진을 많이도 찍어더만.... ^^
어쨌든..다행히도 그날 아침 비는 내리지 않았고, 지독한 안개도 끼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뿌연 하늘이 되어 환상적인 빛깔와 색깔의 풍경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속에서도 이렇게 일출을 보게 된게 어딘지.. 복 받았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아이폰 버튼을 눌러 댔고.. 카메라도 간혹 바꿔가며 취미생활을 시작했지만..역시나 대충 셔터를 누르는 내게 잘 나오는 사진이란 없었다.
논에 고인 잔물결이, 떠오르는 해에 비쳐 파르르 떨리듯 흔들리며 반짝이는모습을 지켜보며..아름답다고 생각했고....어쩌면 약간의 안개가 몰려다니며 경치를 바꾸어주는 것도 멋지겠다 싶기도 했지만.. 나의 운은 여기까지...
일출을 보고 돌아와 파울로와 재키네 카페에 들러 스위스 노부부와 프랑스 아저씨가 떠나는 것을 보고 인사하고 밥보다는 빵떼기를 선호하는 파울로와 간단한식사를 하며 이야기 좀 나누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파울로는 오후에 떠나기 떄문에 나머지 시간은 잠 좀 자겠다 했고.. 나는 사진을 좀 찍고 싶어 다른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 동네 산책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된 동네 산책...
첨엔 길잃어 버릴까 살짝 걱정했는데..돌아 다니다보니 오르던 내리던..그 동네는 한데 다 묶여 있어 아무 길로 가도, 가다보면 내 숙소가 나올 듯 했다..
예쁘다..예뻐.. 하지만 내가 찍은 안나온 사진들 보며.. 좌절했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하게 이어져 한덩어리처럼 붙어 있는 동네를 산책하니 기분 좋았다. 그리 낮설기만 했던 복잡한 길들도 눈에 익숙하게 들어오고.....
그 멀게만보이던 저만치의 논두렁 밭두렁에 어느덧 내가 와 있었다.
이동네 친환경 흑돼지들..
동네에 이런 돼지들이 사람다니는 길에 같이 돌아다닌다...가끔 소도 다니고..
그래서 길에 그들의 떵도 군데 군데 있지만... 못다닐 정도로 많은 것도 아니고....배처진 돼지들이 이리 떼로 몇마리씩 돌아다니는 것이 나름 나쁘지 않은 재밌는 풍경 중 하나였다. 그래도 내 갈 길은 알아서 비켜주니까...^^
다시 잠시 쉬러 숙소로 가기전 재키카페에 들르니 유럽 친구들은 그때까지도 카페에서 줄창 수다를 떨고 있었기에.. 같이 있다가는 볼것도 못보겠다 싶어서.. 나 먼저 라오후쭈에이에 갈테니...알아서 보고 이따오후 6시~6시30분사이에 빠다에서 만나자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다시 등산하여 큰길까지 올라가 히치하이킹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게 웬걸... 아무리 기다려도 라오후쭈에이 방향의 미니버스도 차도 삼륜차도 없었다.. 서는 차마다 이방향이 아니다.. 그곳으로 가는 차는 없다라는 이야기뿐... 동네 아이들과 아줌마한테도 물어보고 도움을 청했으나 없는 차를 어떻게 만드나..? 신가전까지나 가야 차가 있을 거라니.. 그리고 길도 두갈래로 갈라지고 있었으나.. 그 방향의 차는 한참을 기다려도 지나다니지 않았다.. 결국 지나가는 삼륜차를 아무거나 세워.. 안간다는걸 사정사정 해서 부탁을 하니 100원은 내야 가능하다고 했다..이전 기다림으로 선택이 없음을 알고 OK 하고 충격흡수 전혀 안되는 오토바이차를 타고 원양일대를 달렸다.. 그차는 내가 빌린 차가 아니라 원래 아저씨가 일보던 차를 세운 거라.. 이아저씨 시장에도 들리고.. 지나가던 아낙네도 태우고... 그렇게 원양을 누볐다.. 하지만 난 그게 더 좋았다..
그렇게 이 일대를 돌면서.... 원양의 경치를 보고 놀랐다.. 전망대는 전망대일 뿐.. 더 멋진 풍경들은 여기저기 많다는 것을... 이 삼륜차를 타고 돌면서 알게 됬다.. 결국 멍핀이라고 알고 있는 호랑이입술(라오후쭈웨이)에 갔지만... 내 눈에는 길에서 보았던 어우러진 이일대의 풍경들이 더 멋지게 다가 왔다는 걸 알게 된다...전망대는 찍사들이나 포인트 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락논위주의 요약 포인트였음을...
삼륜차 탓인지..아저씨 운전탓인지..온몸으로 전해지는 충격은 엄청나 때론 몸이 날라갈듯 하여 충격흡수를 위한 기마자세를 해야 하기도 했지만 풍경이 근사하고 그 순간들이 꽤나 재밌었다..하니족 아줌마 짐도 들어주고..하니 아줌마 좋아라 하시고..그렇게 재미나게 쉬엄쉬엄(?) 도착한 멍핀... 아저씨 전망대에 돈내고 들아갈 필요 없다고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난 좀 찜찜하기도 했는데..아저씨 말이.. 전망대는 돈을 받으면서도 풍경이 별로 재미가 없다고 했다.. 정말 쭈욱 올라가니.. 몇몇 찍사들이 한가로이 다락논을 내려다 보며 찍고 있었네.. 나도 그곳에서 찍었는데....뒤에 앉아 있던 어떤 아저씨가 내 사진을 찍어 주겠다며 카메라를 달라고 하던데.. 이아저씨 내사진 찍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듯 싶었다..알고 보니..사진작가 인듯 싶었다.. 아이폰에 자기사진이라고 보여주는 그의 이니셜 사진을 보아하니.. 정말 보통의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아닌 연륜과 깊이를 지닌 멋진 사진을 찍는 분임을 알게 됬다.
바람이 많이 불어 아이폰 잡은 손도 흔들리고 카메라 잡은 손도 흔들리고....
벼랑끝에서 그렇게 아이폰으로 파노라마 찍어보겠다고 바람이랑 씨름하고 있는 내가 걱정 됬는지.. 조심좀 하라고 잔소리까지 하셨다..
어쨌든 바람과 날씨와 씨름한거 치고는 역시 사진 안나왔다..T.T 그냥 맘에 담자고....
일몰이 시작되려 하는데..아쉽게도 시간을 보아하니 아까 독일 친구들과 빠다에서 만나자 했던 약속이 있어 이곳에 오래 머물수가 없었다.. 그곳에서 빠다까지는 또 40분에서 1시간은 잡아야 한다니까.. 어중간한 시간에 자리를 떠야 했던거였다... 약속은 왜 했누... 뒤늦은 후회...
삼륜차 아저씨 말이 빠다 별로 볼것도 없고 여기가 좋으니 가지 말라고 했지만.. 지나가는 약속이라도 약속인것을 혹시 기다릴지도 모르니 안갈 수도 없었네.. 결국 아름다운 일몰 타임을 제대로 지켜보지도 못하고 멍핀을 떠나 빠다에 가자고 아저씨에게 부탁...그런데..아저씨 닭집에 들리고 뭐하다보니.. 해가 가는 길거리에서 찬란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왜 하필..그때냐고.... 저거저거 내가 빠다가면 또 구름속으로 쏙~ 들어 가는거 아냐?
갑자기 구름을 헤치고 나와 타는 듯이 떨어지고 있는 해를 바라보며... 역시나 빠다에서 만나자했던 약속을 후회했다. 어쨌든.. 6시 30분 전에 도착하긴 했는데... 역시나 해는 구름속으로~~~ 들어가 주시고... 막상 빠다에 도착해서 보니..뭔가 많이 심심한 풍경..안와도 되는걸 그놈의 약속 때문에 달려와 버렸다... 이왕이면 그냥 멍핀에서 쭈욱 있으며 해떨어지는 순간이나 봤음 좋았을 뻔 했단 생각. 어쨌던 내가 걱정했던거 보다는 독일 친구들 프랑스 부부랑 그곳서 또 만나 잘 놀고 있어 안왔어도 될뻔 했지만 어쨌든 난 약속은 지켰다고 위안...
일단 먼저 도착했던 그들 먼저 보내고.. 나는 아저씨 차타고 시장에 또 들리면서 천천히 돌아왔고..이리저리 누비며 나를 구경시켜주고 숙소까지 데려다준 아저씨에게 고마와 약간의 팁을 더 드리고 고마움을 전하며 헤어졌다..
[빠다에서의 사진..너무 식상한 풍경이라 다소 실망. 그래서인지 사진도 내맘을 담아 심심]
ㅋ
그렇게 숙소에 돌아오니..독일 친구들은 담날 안떠나고 하루 더 있으면서 애봐주는 조건으로 프랑스 부부에게 밥 얻어먹으러 갔고...
나는 우리 숙소에서 저녁밥을 먹게 됬는데.. 재키네 보다 초라해 보였던 우리 숙소 부엌의 음식들이 의외로 푸짐하고 맛도 있었다는걸 이식사시간을 통해서 알게 됬다.. 이날 나와 새로 식탁으로 죠인된 미국 알라스카에서 온 부부와 중국인 여행객 두명..
미국인 아줌마, 남편인 아저씨와 여행중이셨는데...채식주의자라 고기를 안먹는 분....하지만 할머니 고기 더 달라는 줄 알고 고기를 듬뿍듬뿍 담으니 난감함을 넘어 완전 울어 버릴표정이셨다... 내게 어떻게 좀 말해 달라기에.."고기 넣지 말아달래요" 라고 중국어로 전달해 주니 할머니 그제서야 알아듣고 그릇을 바꿔주셨다..그 결과만으로 고맙다를 연발하며 순식간에 다른사람처럼 얼굴이 확~ 피어버린 알래스카에서 온 아줌마..
거참... 나의 중국어는 형편이 없는데.. 원형 식탁에 둘러 앉으니 나의 왼쪽엔 영어만 하는 미국인 둘..나의 오른쪽엔 중국어만 하는 중국인 둘이 앉아.. 내가 어느새 중간에서 개발 새발 중국어와 영어로 양쪽말을 통역해 서로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중국인들이 내가 하는 이상한 중국어를 고맙게도 알아 들어줘 일단 대화가 계속 이어지니 미국인 아줌마는 나에게 어떻게 중국어를 하느냐고 감탄을 하는 사태까지 가게 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ㅎㅎ ...
호랑이 없는 굴에선 여우가 왕이라더니.. 바로 그런 상황인건가??
이 두 중국 남녀는 사진이 취미여서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 먼길을 달려 온 친구들이다..
아직은 진짜 커플이 아니라 친한 친구라는데..조만간에 커플될 것 같은 예감이 오는 예비 커플이다..
이 알라스카에서 온 아저씨... 연중 8개월만 일하고 4개월은 휴가인 신의 직장에서 일하시는 분이다...알라스카 정부 환경 연구소에서 일한다는데.. 매년 겨울이면 몇개월 동안 이렇게 세계 여행을 하시는 분이라네. 그래서 그런지..젓가락 쥐는 폼도 서양인 치곤 너무 자연스러우시다..아 부러워라.,.. 아줌마는 그런 남편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따르는 분 같아 보이고..
어쨌든.. 그렇게 우리 다섯명은 오손도손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작별을 한 후 각자 침대로 돌아갔다. 이날 하루도 늦은 시간까지 나름 복된 하루였다..